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칼럼

Home > 칼럼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대

출판저널 편집부 2024-02-23 12:32:15 조회수 288

[정윤희의 문화민주주의와 책문화생태계]

-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이 필요한 시대


글 / 정윤희 (책문화네트워크 대표, 문학 박사)


 

**정윤희 
문화콘텐츠 및 책문화정책 전문가. 
현재 사회적기업 책문화네트워크 대표이다. 
언론매체 전공으로 언론학 석사,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책문화생태론등 저서를 냈다.
건국대와 세명대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했다. 
제6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으로 국가의 도서관 정책을 자문하였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 비상임이사, 경기대표도서관 건립운영TF  자문위원, (사)한국잡지협회 부설기관 한국미디어정책연구소장, (사)한국출판학회 이사, (사)한국도서관협회 출판미디어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및 문화민주주의특별위원회 위원장이다.  





기후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기면서 생태주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생태주의는 인간이 모든 것의 근본이라는 인본주의가 아니라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는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한다.
내가 생태주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주 오래된 일이다

생각해 보면 중학교 2학년 때 생물과목을 가르치셨던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크다
선생님은 매일 우리들에게 15분에서 20분 정도 책을 읽어주셨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선생님이 읽어주신 책 제목이 생각이 난다
아동문학작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등이다.
 
선생님이 낭독해주시는 장면은 특별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조곤조곤 책을 읽어주셨고, 우리들은 짝꿍과 소곤소곤 떠들거나 노트에 낙서를 하거나 그야말로 반항과 장난기가 발동하는 사춘기 학생들이었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단 한 번도 우리들에게 떠들지 말고 잘 들으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냥 묵묵히 책을 읽어주셨다.
 
선생님의 책 읽어주시는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었는지, 내가 이십 대를 지나고 삼십 대를 건너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선생님의 책 읽어주신 장면과 목소리가 떠올랐다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어느 정도 알아갈 나이가 되자 그 소중한 장면이 문득 되살아 난 것이다. 참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선생님이 읽어주셨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태주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금의 지구가 겪는 다양한 몸살도 그동안 인류가 지구를 못살게 굴었던 많은 시간들이 쌓여 나타나는 결과들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루아침에 좋은 글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 책을 읽고 성찰하고 나를 다듬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좋을 글이 나올 수 있다
요즘에는 서점가에 글쓰기 관련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글쓰기에 대한 테크닉을 알려주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단편적인 테크닉만으로는 좋은 글쓰기가 저절로 나올 수 없다
어쩌면 글쓰기야말로 나를 단련하는 가장 고된 과정이다
그래서 글쓰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존재가 드러난다
인터넷에서 온라인으로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언어폭력이 늘어나고 있다
언어폭력으로 생명을 잃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는데, 글이 사람들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반면에 잘못 쓰면 펜이 칼이 되는 처참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글쓰기를 해야 하는지 교육이 필요하고 문화운동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아쉬운 점은 우리 공교육에 독서교사가 없다
학교도서관에 사서 혹은 사서교사가 있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모든 학교에 배치되어 있지 않다
대학입시 위주의 공교육 환경에서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에 대한 배움이 들어갈 틈이 없다
초등학교부터 담임교사 외에 독서교사가 학생들에게 책읽기, 글쓰기, 독서토론 등을 가르쳐야 한다.
 
글과 말은 이어진다
읽기, 쓰기, 말하기의 선순환 과정으로 나를 되돌아보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태적 글쓰기를 하는 마음은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나와 세상을 연결하고 공감력을 키우는 글쓰기로 우리 삶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한 시대이다.




Copyright (c) 출판저널.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