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서평

Home > 서평

공존과 생태의 시대 <지속가능한 리더십>

출판저널 편집부 2024-04-29 11:29:59 조회수 637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한참 준비하고 있던 2023년 한국에서는 교육계에서 나타난 문제를 절감했다. 한국의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비롯된 아이들의 인성이나 보편적인 교육 철학의 문제는 그전에도 사회 문제로 종종 이슈가 되어 중점적인 논의 대상이 되곤 했지만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 속에 숨겨지곤 했던 교직의 문제가 그토록 주목되었던 건 그 문제가 이젠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좋은 학교는 어떤 학교일까? 살인적인 시간표와 엄격한 관리로 학생들을 다그쳐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학교라고 생각하는 것을 부정은 못 할 것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그것은 현실적인 학교의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껏 학생의 편에서만 이야기를 해왔다. 그랬기에 교사의 인권, 피로감, 과중한 업무에 대한 문제가 튀어나오자 당황한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학생과 교사 모두가 보편적인 행복 추구권을 만족하는 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아니,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교육은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 교육일까? 늘 문제를 해결하기 급급해서 문제의 원인을 심도 있게 바라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학생들과 교사들 모두가 자신의 인권을 지키며 본분을 다하며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인지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다. 우리의 교육은 그저 고위층의 결정에만 맡길 문제인지 이제는 생각해 볼 여지를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이 책을 발간하며 다시 한번 말하고 싶었다.

지속가능한 리더십을 말하다

오랫동안 교육 관련 서적을 내온 ‘살림터’에서 이번에 나온 책은 앤디 하그리브스와 딘 핑크의 「지속가능한 리더십」이다. 공역자 4인이 공들여 작업한 이 책은 우리 시대가 이야기하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을 보며 한국 사회에서 지금 이 시점, 절대적으로 필요한 ‘리더십’의 형태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역자가 이야기했듯이 저자 중 하나인 앤디 하그리브스는 교육 개혁과 교육 변화 분야의 챔피언이다. 특히 최근에는 ‘북미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학 분야 Top 10 학자’의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오랫동안 교사 교육 및 교육행정 프로그램을 담당한 교육 분야의 전문가이다. 딘 핑크는 교장, 교육감 등을 두루 거친 경험 많은 실천가이자 세계적인 교육리더십 컨설턴트이다. 두 사람은 여러 연구를 함께 수행하였고, UNESCO와 OECD등과 같은 국제기구와 영국, 호주, 뉴질랜드, 홍콩,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과 같은 나라의 고위 교육정책결정자들과 교육 리더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두 사람의 학문적 지식과 컨설팅 경험이 응축된 결정판이 바로 이 책 『지속가능한 리더십』이다. 그래서 더욱 이 출간 소식이 귀하게 들린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모든 학생에게 도움이 되고 지속될 수 있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지속가능한 리더십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화를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눈앞에 있는 변화가 바람직한 변화인지 확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 과제는 현실적인 실행이 가능한 변화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과제는 변화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이 책에서는 주장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속가능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기업 및 환경 문헌과 장기 간에 걸쳐 교육 변화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학교와 학교 시스템의 리더십과 변화에서 지속가능성 7가지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교육 변화와 리더십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7가지 원칙은 깊이, 지속, 너비, 정의, 다양성, 풍요로운 자원, 보존이다. 이 7가지 원칙을 들어 교육뿐 아니라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리더십의 원칙을 제시한다. 독자들은 풍부한 사례와 확고한 원칙을 제시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지속가능성을 지닌 리더십의 구체적인 실행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교사 협력과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독창적인 해석, 분산적 리더십을 수준별로 펼쳐 보여주는 흥미로운 분석틀, 교육 변화와 혁신을 인바운드(inbound) 궤적과 아웃바운드(outbound) 궤적으로 바라보는 변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 등 여러 생각 지점을 포함한다. 그래서 이 책은 비단 학교에서 필요한 리더십뿐만 아니라, 교직 문화, 교육 변화, 전문성 개발, 나아가야 할 사회 형태 등에 대한 분석과 이해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풍부하게 제공해 준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내놓는 번역서인 만큼 우리 교육 사회의 리더들, 교사와 교직에 희망을 품은 이들,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시민들 모두가 한 번쯤 읽고 고민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고민을 한 만큼 지속가능한 리더십의 실천도 가능할 것이다.

도서 정보  :  앤디 하그리브스, 딘 핑크 지음  |  정바울, 양성관, 이경호, 김재희 옮김  |  살림터   |  360쪽  |  값 21,000원

Copyright (c) 출판저널.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전글
마은의 가게
다음글
책임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