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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창자

출판저널 편집부 2024-03-08 13:24:16 조회수 189

《명탐정의 제물》 30년 뒤, 더욱 잔혹해진 추리가 시작된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2년 연속 1위

시라이 도모유키가 선사하는 걸작 미스터리!

출간하는 작품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창성으로 일본 추리 문학계에 파란을 일으키는 작가, ‘기발한 상상력과 논리적인 추리의 결합’이라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작가, 2년 연속 일본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명실상부한 차세대 스타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 《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을 잇는 《명탐정의 창자》 한국어판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명탐정의 제물》로부터 3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어 작가의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는 것은 물론, 이번에도 역사 속 사건들을 변주해 색다른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한다. 자유로운 장르 전환, 어두운 세계관과 예측을 불허하는 전개는 변함없이 독자의 허를 찌른다.



전국시대 때 마을로 도망쳐 온 패주 무사를 살해한 외딴 마을 기지타니. 그날 이후 마을에 역병이 창궐하고 불운한 일이 잇따르자 마을 사람들은 음양사를 불러 액막이 의식을 행한다. 마을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온다. 전쟁통에 미처 의식을 치르지 못한 1938년, 하룻밤 사이 주민 30명이 살해당하기 전까지는. 그리고 오늘날, 이 저주받은 마을에서 또다시 여섯 명이 사망하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이에 수사를 위해 기지타니 마을을 찾은 탐정 우라노 큐, 그리고 조수 하라다 와타루. 일본어로 창자를 뜻하는 ‘하라와타’가 별명인 그는 우라노 큐가 잠시 다른 사건을 맡아 자리를 비운 사이, 범인으로 보이는 남성을 추적하고 자신의 추리를 밝힌다. 그러나 우라노 큐가 돌아와 추리의 맹점을 지적하며 자신의 추리를 제시한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진상을….

고전 추리와 고전 호러의 거장에게 바치는
가장 시라이 도모유키다운 오마주!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에 2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일본 추리문학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시라이 도모유키. 대담한 소재와 예측 불가능한 추리, 독창적이면서도 과감한 전개로 경악에 가까운 놀라움을 선사해 온 천재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가 《명탐정의 제물》의 세계관을 확장한 《명탐정의 창자》로 돌아왔다.
소설은 여러 번의 변곡점을 맞으며 나아간다. 우선, 전국시대 때 일어난 사건과 마을에 닥친 불길한 일들, 그리고 미스터리가 맞물린 도입부는 요코미조 세이시의 《팔묘촌》을 떠올리게 한다. 일본 최고의 명탐정 ‘긴다이치 고스케’를 창조한 작가에 대한 오마주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매번 독자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배반해 온 시라이 도모유키의 오마주가 평범할 리 없다. 하라와타가 본인의 추리를 내세우고 우라노 큐가 다시 그 추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본격 추리와 다중 추리로 이어지던 소설은 추리소설 애독자들이 미소 지을 때쯤, 기괴하기 짝이 없는 호러 판타지로 이어진다. 놀라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선언하듯. 소설의 제목인 ‘명탐정의 창자’에 숨은 겹겹의 함의도 점점 뚜렷해진다. 어리바리한 조수인 탐정 하라와타의 별명(창자)에 대한 은유로만 보이던 이 제목이 영화 〈이블 데드〉의 일본어판 제목 〈사령의 창자〉의 패러디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시라이 도모유키의 기지에, 가장 그다운 오마주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 속 최악 사건과 다중 추리의 만남
그리고 독자에게 던지는 도전장

《명탐정의 제물》이 역사상 최악의 자살사건으로 불리는 ‘인민사원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했다면, 《명탐정의 창자》는 일본 역사 속 최악의 사건들을 모티프 삼아 추리를 이어간다. 하룻밤 사이 서른 명 넘는 마을 주민이 살해된 ‘쓰야마 사건’, 독이 들어간 콜라를 먹고 열두 명이 죽은 ‘청산가리 콜라 사건’, 독약을 이질 예방약이라고 속여 은행 직원 열두 명을 살해한 ‘제국 은행 사건’, 연인을 죽이고 신체 일부를 잘라서 가진 ‘아베 사다 사건’…. 모두 소재의 특이성이나 방법의 잔인성, 사건의 복잡성 탓에 당시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몇몇 사건은 한국에도 알려졌으며, 일부는 오늘날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쓰야마 사건’에 착안해 《팔묘촌》을, ‘제국 은행 사건’에 착안해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를 집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실화는 소설 속에서 픽션이 되지만, 가상의 명탐정 긴다이치는 소설 속에서 실제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해석, 긴장감 넘치는 지적 쾌감을 제공하는 ‘다중 추리’ 기법 역시 빛난다. 이는 “추리로 추리에 맞선다”를 표방한, 시라이 도모유키만의 특기이다. 인물들이 내놓는 추리에 더해 역사 속 사건을 대하는 독자의 시선 역시 또 한 겹의 다중추리를 형성한다. 쌍방향적 소통으로서의 독서의 재미가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날로 흥미로워지는 ‘명탐정 시리즈’의 맥을 이어갈 스핀오프 작품이 준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이 천재 작가가 또 어떻게 독자의 기대를 배반할지 기대해도 좋겠다.

도서 정보  :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  구수영 번역  |  내친구의서재  |  424쪽  |  값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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