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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뒷면에게

출판저널 편집부 2025-07-03 15:13:24 조회수 16



깊고 단단한 문장을 건네는 작가, 임솔아의 첫번째 산문집이 문지에크리 열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첫 산문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기다림에 부응하듯, 『다시, 뒷면에게』에는 저자가 아주 오랫동안 응시하고 차분히 매만진 글들로 가득하다. 제목의 표현처럼, 책에는 “뒷모습을 보려면 제가 보던 시선의 정반대 방향으로 가야만” 함을 아는 자의 태도가, 지나간 기억을 가만히 쓸어주는 손길이 녹아 있다.


뒷모습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자연히 한 시절을 공유한 가족들과의 일상, 유년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텅 빈 운동장에 혼자 남겨졌을 때의 막막함, 세상을 떠난 사람의 결코 잊히지 않는 눈동자, 아픈 강아지의 마지막 발걸음, “아무도 돌보지 않은 것들. 아름답지도 않은 것들. 끝까지 혼자인 것들”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이 “내가 기다려온 무언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어느 날 소설을 쓰다가 그 인물에게 뒷모습이 없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 말을 열쇠 말 삼아본다면, 이번 산문에서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화들은 아직 씌어지지 않은 면을 상상하고 그려내는 작가로서의 태도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뒷면에게』는 한 인물이나 사물의 뒷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응시하며, 문학이 다가갈 수 있는 깊이와 섬세함에 대해 고민하는 일종의 문학론, 작가론으로 읽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도서정보  :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8쪽  |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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