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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론 후서

출판저널 편집부 2024-10-07 11:43:17 조회수 75

서광사의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론 전·후서

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는 서양 고대철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야심 찬 기획 아래, 플라톤의 대화편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을 1998년부터 계약하여 출판해 오고 있다. 헬라스어 원전에 대한 번역뿐만 아니라 주석까지 단 형태로 출판해 왔으며, 박종현 교수가 번역하고 주석을 단 플라톤 역주서는 『플라톤의 국가(政體)』 편(1997년, 개정증보판 2005년)을 시작으로 『플라톤의 카르미데스/크리티아스/서간집』(2023)까지 열 권째에 이르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으로는 『토피카』(김재홍 역주, 2021)와 『형이상학』(김진성 역주, 2022), 국내 최초 완역 『분석론 전서』(김재홍 역주)를 출간한 데 이어, 이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저서(‘오르가논’) 중 우리말로 출판되지 않았던 마지막 책인 『분석론 후서』(김재홍 역주)를 펴낸다.



『분석론 후서』는 어떤 책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론 후서』는 논증적 지식과 그 구성 요소에 대한 해명을 과제로 하는 탐구이다. 『분석론 전서』가 형식 추리인 ‘추론’(쉴로기스모스)의 격과 식에 따르는 ‘연역 추론’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논리학 교과서’인 데 비하여, 『분석론 후서』는 학적 증명에 해당하는 ‘논증’(apodeixis)의 이론에 대한 해명을 목표로 하는 ‘논리적 이론’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서의 ‘분석’은 받아들여진 결론으로 이끄는 명확하지 않은 ‘원인’과 ‘근거’를 나타내는 전제를 탐구한다는 의미이다.
『분석론 후서』는 “무언가를 사고하는 것과 관련된 가르침과 배움은 모두 그것들에 앞서 성립되어 있는 어떤 인식으로부터 생겨난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지식이 논증되는 것은 아니며, 논증된 지식의 모든 부분은 인식되지만 논증되지 않은 전제에 기초한다고 본다. 그는 지식이 어떤 인식을 전제하고, 이 인식의 연쇄는 이성의 작용으로 끝난다는 큰 틀을 제시한다. 논증적 지식은 추론에 의해 이끌리는 ‘지식의 한 형태’로 정의되며, 논증은 지식을 가져오는 학적 추론이다. 이러한 논의는 오늘날의 ‘학문 방법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두 권으로 이루어진 『분석론 후서』의 제1권은 학적 지식과 논증의 구조를 다루며, 서론, 논증적 지식의 정의, 논증의 원리, 사실의 지식과 원인의 지식, 논증의 구조 등을 포함한다. 제2권은 논증의 원리 탐구 방식을 다루며, 정의(定義), 원인, 탐구의 방법 등을 논의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하학의 방법을 모델로 삼아, 인간 지식의 모든 분야가 공리화(형식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각각의 앎이 정의하는 진리 체제는 몇 가지 기본 가정과 공리로부터 추론된 일련의 정리로 표시되어야 한다. 즉, 앎과 관련된 문장은 잘 정의된 언어로 형식화되어야 하며, 그 논증은 정확한 일련의 논리적 규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서양 학문의 역사에서 학적 지식의 본질과 구조에 대해 탐구한 가장 초기의 저작들 중 하나이다. 지식, 추론, 인과관계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 저술은 가장 근본적인 인식론의 문제들에 대한 고전적 접근으로서 오늘날에도 중요한 기초 문헌이며, 인공지능과 인지과학 등 최근의 새로운 인식론적 도전들을 성찰하는 데에도 역사적 맥락을 제공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토피카(변증론)』 및 여러 아리스토텔레스 저서를 번역한 김재홍 교수가 『분석론 전서』와 함께 『분석론 후서』도 우리말로 옮기고 주석을 달아 서광사에서 출간했다. 본문의 각주뿐 아니라 책머리에 해제를 두어 일반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근·현대 연구자들의 여러 해석도 상세히 논했다. 책 끝에는 주요 용어들을 색인화하여 정리하였다.

도서정보  :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  김재홍 역주  |  서광사  |  273쪽  |  값 2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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