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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연결되고 넓은 세상을 발견한 고등학교 영어 수업 이야기 <숨쉬는 영어교실>

출판저널 편집부 2024-09-02 12:19:06 조회수 193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두 번째 영혼을 얻는 것이다”

영어를 공부하는 진짜 의미를 생각하고

아이들과 교사가 함께 성장해간 숨쉬는 영어 수업!

영어 교사가 7년 동안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간 수업들, 아이들과 함께하는 동안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을 담았다. 직업계 특성화고등학교 신규 교사로 시작해 일반계 고등학교로 옮겨가며 다양한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교실을 만들기 위해 분투한 과정, 시기마다 시도했던 다양하고 새로운 영어 수업, 아이들과 함께한 시절의 하나뿐인 기억, 그리고 소통과 성장의 시간들이 모여 있다. 이 책을 통해 살아 있는 영어 수업을 만나고, 다 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일 자라며 꿈꾸고 있는 청소년들의 생생한 성장을 마주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배우는 것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
영어 수업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던 특성화고 학생들과 수능 영어가 가장 두려운 일반고 학생들
그 모든 교실에서 이끌어낸 진심의 시간

고등학교 영어 시간, 텅텅 빈 교실을 상상이나 했을까? 새롭게 개교하는 고등학교의 맑은 1학년들을 마주하며 막막한 기분을 느껴버린 건 또 어쩌지? 선생님도 힘들고 어쩔 줄 모를 때가 있다. 신규 교사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래서 할 수 있는 도전이 있다. 아이들에게 영어 교육의 진짜 의미와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더 넓은 세상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었던 선생님. 그 마음에 화답하듯 한 걸음씩 따라 올라오는 아이들. 그런 마음으로 시도한 창의적 수업과 선생님이 예민하게 감지한 아이들의 열의 가득한 눈빛이 이 책에 담뿍 담겨 있다. 노래를 하고, 영화를 보고, 시를 영어로 옮기고, 영어로 된 책을 읽고, 일상의 고민과 영어 콘텐츠를 연결시켜보는 등 어떻게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 얘쓰는 교사와 학생들을 보며, 우리는 ‘살아 있는 영어 수업’을 만나고, 다 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일 자라며 꿈꾸고 있는 고등학생들의 생생한 성장을 마주한다.

학생들의 가장 빛나는 순간과
교사의 가장 애타는 시간이 빚어낸 영어 교육의 최전선

갓 발령받은 신규 교사에게 직업계 특성화고라는 환경은 유독 가혹했다. 아이들에게 영어는 전혀 중요한 과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눈앞의 학생을 포기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아이들에게 영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의 중요성을 설명해주면서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골똘히 준비했다. 그 힌트는 바로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목청 높여 부르던 콜드플레이의 노래에서 나왔다. 아이들과 〈레 미제라블〉 영화를 보고 그 서사와 맞아떨어지는 콜드플레이의 곡 〈Viva La Vida〉를 선정하고, 감상과 학습을 교차해 정교하게 차시를 꾸렸다. 맨 뒷자리에서 내내 엎드려 자던 아이가 질문지를 들고 성큼성큼 교탁 앞으로 나오기까지, 그리고 다 함께 큰 소리로 혁명가를 부르기까지, 아이들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다가서고 끊임없이 상호작용해간 교사의 간절한 마음은 그렇게 결실을 내고야 만다.

코로나19에 빼앗길 뻔한 교실에서
한 줄기 희망을 끌어안은 교사의 마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은 다름아닌 학교였다.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었고, 선생님들은 텅 빈 교실에서 매일 수업 영상만 찍었다. 학교 밖의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없었던 그 참담한 시간을 교사들은 어떻게 이겨내고 다시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환대할 수 있었을까. 코로나19를 겪고 우리는 학교가 단지 학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부모 외에 상호작용할 어른이 있고, 또래들과 사회성을 키우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최소한의 안전망이 있는 공간임을 비싼 값을 치르며 배웠다. 저자는 교육 현장을 덮친 상황에 새롭게 시도한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시행한 경험, 시대 상황에 걸맞는 실제적인 컨텐츠를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부여를 유발하고자 한 과정 등을 통해 팬데믹이 학교 교육 현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준다. 언젠가 돌아올 아이들을 마주하기 위해 교사들이 온몸으로 겪어낸 고통의 시간을 쉽게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수능 영어에 갇히지 않는
진짜 언어의 감각을 가르치다

일반고 1학년들은 수능 때문에 영어가 두려웠다. 그 두려움을 깨주고 싶은 교사는 스펠링에 구애받지 않고 들리는 대로 받아쓰기를 권했다. 귀를 열어주는 만큼 지친 아이들의 마음도 열어주고 싶어서 영어로 된 다양한 자료를 탐구했다. 아이들의 생활에 딱 붙어 있어서, 관심을 끌고 행동을 이끌어내고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지문을 찾았다. 그리하여 고등학생의 수면 부족에 대해, 태평양에 떠다니는 쓰레기 섬에 대해, 여성에게 왜 자기만의 방이 꼭 필요한지, 윤동주의 시를 번역할 때 무엇이 가장 어려운지 아이들과 이야기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수능에 갇히지 않은 살아 있는 영어 교육의 맛을 보았다. 시험지 안의 영어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넓은 세계와 닿아 있는 영어를 경험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조금 이상한 선생님. 가끔은 지나치게 너그럽고 어떨 때는 세상 엄격해지던, 그러나 학생을 향한 마음만큼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열정과 도전의 선생님이 여기에 있다.

도서정보  :  신수영 지음  |  롤러코스터  |  188쪽  |  값 1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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