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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차별과 배제,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출판저널 편집부 2021-03-04 15:23:29 조회수 482

한국의 촛불 혁명이 흥미로운 건 최근 정치적 격변을 겪은 나라들 중 튀니지를 빼면 벗어날 자유뿐만 아니라 행동할 자유를 얻은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둘 다 혁명의 진행 과정이 아날로그적이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사람들이 집에서 트위터만 하는게 아니라 직접 문밖으로 나가 한겨울의 거리에서 매일 서로 접촉하며 신뢰를 구축했지요정치인들이 그걸 보았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것입니다정말로 놀라운 일이지요한국인들은 평화적으로 민주적인 혁명을 이뤘습니다.”
늦어서 고마워》 중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토머스 프리드먼은 늦어서 고마워에서 한국의 촛불 혁명에 대해서 썼다. 1987년 민주화 운동만큼이나 뜨거웠던 촛불혁명은 외국의 저널리스트가 보기에도 매우 흥미로웠던 모양이다이번 촛불혁명을 통해서 우리는 조직사회 그리고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았다.
출판계의 리더십은 어떤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대 원장은 출판 블랙리스트아파트 셀프분양 등으로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후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7년 12월 말일자로 사표를 냈다문체부는 사표를 받을 게 아니라 해임을 해야 할 사안이었다국정감사에 따르면 대학 제자들을 중심으로 자문위원을 맡기거나 인사전횡 등 리더로서 옳지 못한 행태를 보였다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인사(人事)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리더십의 실패는 인사특히 좌천인사로부터 시작된다리더는 직원들로부터 펠로우십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 12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신임 이사로 출판계 인사를 5명 선임했다장관이 임명하는 자리다이사 9명 중 5명이 출판계 인사인 것은 좋다그러나 이사 선임에 문제가 있다. 5명 중 3명은 대한출판문화협회 현 집행부 임원들이고 2명은 한국출판인회의 현 집행부 임원들이다이 중 대한출판문화협회 임원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대행을 맡고 있다진흥원 홈페이지에는 경영공시로 정보공개를 해 놓고 있는데임원 현황을 보면 5명 중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임원이라고 밝힌 이사는 2(대한출판문화협회 임원 1한국출판인회의 임원 1)이다.

또한 경영공시로 공개된 2018년 1월 8일 진행한 임시이사회 회의록을 보면원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는 회의 내용에, 5명의 위원 중 2명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집행부 임원(현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이고, 1명은 한국출판인회의 임원(현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사)으로 구성했고나머지 2명은 원장대행(대한출판문화협회 집행부 임원)이 선임하도록 했다.

앞서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출판계 연석회의를 통하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후보 공모를 진행하였고 5명 토론회를 거친 후 2명은 비공개로 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만을 위한 공공기관이 아니다출판독서서점도서관 등 책문화를 위한 공공의 정책과 산업의 발전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기관이다따라서 이사 구성도 출판독서서점도서관학계시민단체 등 책문화의 현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골고루 구성되어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직무를 총괄 수행하는 기관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전임 원장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였고출판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출판을 살리고 독서문화를 진흥시킬 수 있기 위해서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어떤 특정한 단체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는책문화의 공공성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무엇을 염원했던가를 생각해 본다.
     
* 본 칼럼은 <출판저널> 503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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