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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이벤트가 아니다

출판저널 편집부 2021-03-04 15:47:55 조회수 876




독서는 이벤트가 아니다


지난 5월 15일, 한국언론학회가 주관하는 봄철학술대회에서‘독서문화진흥을 위한 열린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인문정신을 강조하고 문화융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있는데 대학 현장에서는 문사철이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출판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나는 토론을 하면서 우리나라는 북콘서트, 책과 관련한 행사 등이 많이 있지만 과연 이러한 행사들이 누구를 위해, 왜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서 다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책이 많이 팔리고 그 결과 출판산업이 진흥될 거라는 단순한 논리로 접근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 제2차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시작하면서 생애주기별 독서계획을 세우고 이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게 인문독서아카데미 등 인문학 읽기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지만 독서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책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좋은 책을 골라 읽는 독서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 종로도서관과 시립어린이도서관을 철거하고 조선시대의 사직단으로 복원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도서관을 부수고 사직단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에 네티즌들은 반대서명을 하고 도서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글을 보면서 문화는 정책을 내세운다고 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는 오랜 시간 쌓인 결과물이며 쉽게 변하지도 않는 것이 문화의 특질이다. 공공도서관을 철거하면서까지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나라 문화라면 나는 우리나라 독서문화 정책이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본다. 공공도서관 1,000개도 안되는 현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만 독서를 강조한다고 해서 독서문화가 쉽게 진흥되지 않는다. 교육부, 국방부 등 부처들의 협업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독서문화 정책이다. 


 독서진흥이 더 이상 정책이 되지 않도록 책 읽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요원한 것일까. 



글 | 정윤희 <출판저널> 발행인

출처| 출판저널 2015.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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