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터뷰

피상적으로 보는 현상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학 공부해야(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김민주 저자 인터뷰)

출판저널 편집부 2023-03-13 14:44:43 조회수 667

경제학이 탄생한 18세기부터 2022년 노벨경제학상까지 수록한 책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이 출간됐다.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는 총 25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2개의 학파를 통해 300년 경제학사를 통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을 쓴 김민주 저자는 25강에서 ‘한국은 과연 진정한 선진국인가?’라는 주제로 사회, 복지, 문화, 환경, 삶의 질, 행복 등 여러 각도에서 한국의 현실을 가늠하고 있다. 김민주 저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출간 배경과 주요 내용, 그리고 우리가 왜 경제사상을 읽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저자 김민주는 경제사, 경제법칙, 경영이론을 비롯해 그동안 경제경영의 여러 분야를 섭렵해 오고 있다. “예전부터 경제사상 책을 쓰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경제사상의 모든 지식을 이 책에 총정리해 담았다. 서울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문을, 한국은행과 SK그룹에서 경제현장을 배웠고, 리드앤리더와 컬쳐클럽 대표로서 많은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책을 다수 냈다.  《김민주의 트렌드로 읽는 세계사》, 《경제 법칙 101》, 《자본주의 이야기》, 《나는 도서관에서 교양을 읽는다》를 썼고, 《성장의 문화》, 《노벨 경제학 강의》, 《지식경제학 미스터리》를 옮겼다.



피상적으로 보는 현상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경제학 공부해야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김민주 저자 인터뷰


정윤희 : 이번에 나온 책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가 언론에 기사도 나고 많은 독자들에게 벌써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렇게 책이 나온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민주 : 경제학파 중심으로 경제사상에 대한 책을 쓰겠다는 생각은 10년 전부터 해서 어느 정도 틈틈이 써두긴 했으나 이렇게 700페이지 책으로 나오게 되니 감개무량합니다. 코로나 기간인 2021년에 정윤희님과 함께 20회에 걸쳐 유튜브 강의를 하고 2022년에 기존 16개 학파에다가 6개 학파를 추가하는 등 여러 내용을 보강해 원고를 집필하여 2023년 2월에 출간되었으니 그래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었다는 느낌입니다. 


정윤희 : 이번 책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는 유튜브 콘텐츠를 책으로 출판했다는 점인데요. 유튜브 채널 〈정윤희의 책문화TV〉에서 20회에 걸쳐 방송했던 시리즈 ‘민주쌤의 신나는 경제학수업’이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예전에는 신문, 잡지, 블로그로 먼저 글을 실은 다음에 책으로 냈다면, 이젠 유튜브로 먼저 콘텐츠를 선보인 다음에 독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책으로 출판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둘째는 국내 저자가 세계 경제사상의 역사와 흐름을 집대성한 책이라는 점입니다. 두께도 700쪽이 넘고요. 

셋째는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는 독자라도 경제생활을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는 점입니다. 결국 우리 일상이 결국 경제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경제이론 등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죠.

김민주 : ‘집대성했다’는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사실 이렇게 두껍게 나올 거라고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원고를 길게 써서 줘도 출판사에서 이리저리 원고 양을 줄이곤 합니다. 하지만 출판사의 하해와 같은 배려로 이렇게 두껍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300~400 페이지 책이 나왔을 때에는 지인들에게 책을 좀 나눠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전부 읽으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원하는 사람만 책을 사서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가 22개 학파 중심으로 경제사상을 풀어냈는데, 사실 경제학 이야기만 너무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 정치사회경제 배경, 인물, 인문학과 연결하여 통섭적으로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경제사상에는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경제이론은 물론이고, 경제사, 정치경제, 법경제, 문화사회, 과학기술 그리고 트렌드 이야기가 군데군데 들어가 있습니다.


정윤희 :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는 총 25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8세기 중상학파부터 22개의 학파를 통해 300년 경제학사를 통찰하고 있어요. 학파와 경제학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김민주 : 학파는 경제학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많은 학문에 있습니다. 학파는 세상을 보는 차별화된 관점과 분석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달라지면서 모습을 약간씩 바꾸기도 합니다. 학파가 일관되게 유지되려면 특출한 선구자와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계승자가 있어야 되겠지요. 

제 책에서는 22개 학파를 소개했으나, 이념 노선을 6개로 하여 비슷한 학파들을 시대순으로 묶었습니다. 이념 노선은 진화주의, 자유주의, 합리주의, 개입주의, 사회주의, 행동주의 등 6개로 나누었는데요, 예를 들어 진화주의 이념에 역사학파, 제도학파, 신제도학파, 슘페터학파를 포함시켰습니다. 


정윤희 : 저자님 먼저 우리가 경제사상이란 뭔지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김 : ‘사상(思想)’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경제사상은 경제현상에 대한 무수한 아이디어들의 도도한 흐름이라 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 단순한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토대로 하여 심도 있는 분석까지 포함했습니다. 

경제현상은 표면에 나타나 있어 우리가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을 어떤 관점에서 분석한 것을 경제이론, 그리고 이론들을 묶으면 경제학설, 그리고 이를 더욱 거시적으로 보면 경제사상이라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경제사상은 경제학뿐만 아니라 윤리학, 사회학, 정치학, 법학, 철학, 심리학, 종교학, 사학 등 다른 학문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윤희 : 22개 학파 중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파는요?

김민주 : 22개 학파 중에 절반 정도가 여전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파 그림에서 본다면 뒷부분에 해당됩니다. 이념 노선별로 보면, 자유주의 노선으로는 오스트리아 학파, 합리주의 노선에는 새고전학파, 시카고학파를 들 수 있고 개입주의에서는 새케인스학파가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진화주의에서는 신제도학파, 슘페터학파, 행동주의에서는 행동경제학파, 공공선택학파, 코틀러학파가 있습니다. 사회주의에서는 페이비언학파, 조지학파 그리고 포스트케인스학파가 있습니다.

정통 주류 경제학으로 국한한다면 아무래도 새케인스학파와 새고전학파이 중심이고, 다른 학파들이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윤희 : 경제학이 탄생한 18세기부터 2022년 노벨경제학상까지 수록한 책인데요. 아무래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이 경제학의 역사를 주름잡았겠죠? 

김민주 : 다른 노벨상은 1901년부터 시상한 데 반해 노벨경제학상은 1969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하여 2022년까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54회에 걸쳐 92명에 이릅니다. 노벨경제학파라는 말은 없지만 이들 수상자들을 묶어서 노벨경제학파라는 말을 만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현대 들어 정치경제사회 분야에 큰 영향력을 미친 주류 경제학자 그룹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책을 보면 수상자 92명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을 해놨는데요. 국적으로 보면 미국 국적자가 58명으로 전체의 63%, 유대인이 34명으로 37%, 시카고대학 출신이 31명으로 34%에 이릅니다. 여성은 아직 2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수상자의 전공으로는 경제학 외에 정치학, 심리학, 수학도 일부 있습니다. 

2022년 수상자로 벤 버냉키가 있었는데, 은행과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았습니다. 벤 버냉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불경기 극복에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정윤희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결정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할까요?

김민주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결정할 때에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할까? 획일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아마도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우선, 경제학자의 독창성을 들 수 있다. 독창적 발상, 독창적 방법론, 독창적 결과 모두가 해당됩니다. 

둘째로는 이렇게 나온 연구 결과가 동시대와 후대 세대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쳐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다면 권위가 생기지 않습니다. 

셋째는 연구결과가 사상이나 정책으로 반영되어 경제상황을 좋게 바꾸는 데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연구 결과가 경제상황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일부 연구결과는 기존의 경제 정책을 실제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정윤희 : 우리나라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민주 : 2022년까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92명을 국적별로 보면 58명으로 압도적인 미국을 제외하고 14개 국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2위인 영국은 8명이고, 경제강국 독일은 1명밖에 되지 못합니다. 일본, 중국에 아직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니 경제학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한국에 수상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아주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물리학, 화학, 생리학 등 자연과학에 비해 사회과학에서는 한 과학자의 업적이 널리 인정받기에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아무래도 주류경제학자들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주류라 하더라도 독창적 업적을 남기면 수상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합니다. 20년 안에 한국인이 수상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를 바랍니다.


정윤희 : 특히 이 책의 마지막 장인 25강에서 ‘한국은 과연 진정한 선진국인가?’라는 주제로 사회, 복지, 문화, 환경, 삶의 질, 행복 등 여러 각도에서 한국의 현실을 가늠하고 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말씀 부탁드려요. 

김민주 : 대한민국이 GDP 총량으로 보면 세계 10위 수준, 일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분배의 불평등도가 심각해 개인별 복지, 삶의질, 행복으로 가면 순위가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면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선진국 인식 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48%가 한국이 선진국이라 답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보건의료, 경제, 문화에서는 선진국이라 답한 반면, 삶의질, 행복, 정치사회에서는 선진국이 아니라는 답변이 매우 많았습니다. 특히 정치사회가 최하였습니다. 교육, 복지, 과학기술, 환경은 가운데에 속했구요.  


정윤희 : 지난 2월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9-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이라는 결과가 나왔더라고요. OECD 국가 38개국 중 한국이 끝에서 세 번째로 거의 꼴찌에요.(튀르키예 38위, 콜롬비아 37위) 

또한 저소득층에서 삶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어요. 결국 경제적 형편이 삶의 질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김민주 : 통계청에서 발표한 <국민 삶의질 보고서>를 봤는데요. 개인 차원, 사회적관계 차원, 환경적 조건 차원으로 크게 나누어 소득소비자산, 여가, 건강, 가족, 주거, 안전, 환경, 주관적 웰빙 등 11개 영역을 종합해 삶의 만족도를 평가했더군요. OECD 국가 38개국 중에서 한국의 삶의 만족도가 5.9점으로 끝에서 세 번째인데, 앞으로가 더욱 문제입니다.  

현정부는 잔뜩 낮아진 경제성장률을 높이려고 하는데 경제성장률이 높아져도 고용이 반드시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고, 효율성 높은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 고용은 오히려 줄어듭니다. 또 고용이 늘지 않고 노동시간만 늘면 여가가 줄어들어 삶의 만족도가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사회적 갈등 심화, 공정하다는 인식 부족, 그로 인해 낮은 신뢰, 이 모든 것들이 사회개혁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창의적 발상이 나온다 하더라도 실행에 옮기기가 힘듭니다. 

1930년대 히틀러는 독일 아리안족의 수를 늘리기 위해 획기적인 결혼과 출산 정책을 펴서 출산율을 50%나 올렸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했을까요? 결혼을 하는 커플에게 집을 구할 수 있도록 은행 대출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아이를 하나 낳으면 대출금의 1/4을 탕감해주고, 둘을 낳으면 대출금 절반을 탐감, 4명을 낳으면 대출금 전체를 탕감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런 결혼출산장려책을 도입하면 어떨까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정윤희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어떤 경제 환경에서 살고 있고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잖아요. 시카고학파로 유명한 시카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셨고, 경영현장에서 경험도 하셨고 경제사상을 집대성한 저자로서 정부의 정책 방침 등을 어떻게 보시나요?

김민주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시카고학파를 신자유주의와 동일시하곤 합니다. 정부의 권한과 역할을 줄이고, 기업을 비롯한 민간경제를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지요. 당연히 세율을 줄이고 복지도 덩달아 줄이자는 것이죠.  

현 정권은 아직 집권 1년이 되지 않아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으나, 일단 정책 방향은 시카고학파의 노선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의 저항에 부딪히리라 봅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레이건 공화당 정부는 이런 노선을 고집스레 취해 호황을 이끄는 데 성공했으나, 1930년대 초반 후버 공화당 정부는 실패해 미국 경제를 대불황으로 넣고 말았습니다. 

항상 그렇듯이, 국내외 경제상황, 정부의 경제정책, 국민들의 정서와 행동반응에 따라 경제 전체의 향방은 달라집니다. 좋은 방향으로 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정윤희 : 이 책엔 실리지 않았지만 앞으로 기대되는 학파는 어떤 학파가 있을까요?

김민주 : 제가 최근에 [전쟁과 경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요. 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해 앞으로 전쟁이 자주 일어날 것 같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평화 시기에 비해 비상 상황, 위기 상황이 일어나 처방이 많이 달라집니다. 과거 1차 대전, 2차 대전 때에도 그랬으니까요. 전쟁을 둘러싸고 시기별로 사전, 전쟁 상황, 사후에 걸쳐 정부 정책과 기업 경영정책과 민간인의 행태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전쟁경제학파 같은 것이 생길 것 같습니다.

또, K-컬쳐에서 보듯이 이제 문화는 분명히 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문화자본’을 체화된 문화자본(취향, 교양, 품위), 객체화된 문화자본(수집예술품, 문화상품), 사회자본(인맥, 연줄) 등 셋으로 나눈 바 있지요. 일찍이 19세기 후반에 존 러스킨이 예술경제학의 기초를 만든 바 있는데, 앞으로 예술경제학파, 문화경제학파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우주여행 시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우주산업이 계속 커지고 있지요. 조만간 우주경제학파도 당연히 생기지 않을까요?

양자물리학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생각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밝힌 건데요. 정신의학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몰입, 종교, 사업 등 여러 분야에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양자경제학파라고나 할까요?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항상 중요했고 더욱 중요해질 소요학파도 있지요.

 

정윤희 : 사실 경제학은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민주 : 우리가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생을 살며 소비, 저축, 투자, 직업선택, 노후 준비 등 경제적 활동을 할 때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선택하는 의사결정에 경제학이 도움을 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경제 뉴스가 나올 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또 정부가 수시로 내는 정책을 이해하기, 어떤 경제현상이 나타났을 때 저변을 이해하고 파급효과를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한마디로, 세상에서 우리가 피상적으로 보는 현상에 속지 않기 위해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정윤희 : 저자님은 “이 책을 조지프 슘페터에게 바친다”고 책에 쓰셨는데 어떤 이유인가요?

김민주 : 저는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조지프 슘페터를 알고 있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등학교 때부터. 집에 경제학 대사전이 있었거든요. 그의 혁신이론, 경기변동론, 경제체제론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경제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을 비롯해 사회과학 전반에 대한 슘페터의 넓은 식견을 좋아했다. 더구나 그는 그림 하나 없이 글자로 빼곡이 1,200페이지나 되는 대작 <경제분석의 역사>를 남겼다. 이 원서를 나는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을 쓴 슘페터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내 책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를 그에게 바쳤다.


정윤희 : 책이 나오고 나서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요?

김민주 : 슘페터의 책 <경제분석의 역사>처럼 내가 1,200페이지 책을 못 만들어서 아쉽다. 슘페터 책은 그림 없이 빼곡한 글로만 1,200페이지이니, 제대로 편집했다면 아마도 2,000페이지 책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만큼 쓸 수는 있는데 출판사를 생각해 700페이지로 자제했다.


정윤희 : 제가 김민주 대표님과 경제사상 방송을 20회를 진행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결과물이 나오니까 뿌듯하고 보람이 있더라고요. 책으로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까 18세기부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까지 경제학 역사가 어떻게 인류를 성장시켜 왔는지 알게 되었고, 경제학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 기본서 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지가 700쪽이 넘는 책이라서 읽기가 만만치 않지만 완독하고 싶은 책이에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김민주 : 책을 읽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책을 정하면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그리고 다른 방법은 서문과 결론 부분을 읽고, 중간 부분으로는 관심 있는 곳만 읽는 거지요.

저는 어떤 책을 읽을 때 그 책을 한번 빨리 읽습니다. 그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골라 다시 정독합니다. 여러분도 다양한 독서 방법을 가지고 계실 텐데요. 앞부분에서 프롤로그와 1강을, 뒷부분에서 24강, 25강, 에필로그를 읽으시고요. 1부, 2부, 3부에서는 여러분의 관심을 끄는 학파부터 시작해 하나씩 차근차근 읽으면 어떨까요? 6가지 대분류에서 자신의 관심을 끄는 대분류 하나에 해당되는 학파들을 몰아서 읽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언젠가는 22개 학파를 모두 읽어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경제사상을 균형감 있게 섭렵할 수 있으니까요. 


정윤희 : 백웅기 전 상명대학교 총장님께서 이렇게 추천사를 써주셨더라고요. 

“역사, 문학, 예술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경제사상 강의는 지적향연이다. 어렵고 딱딱하다고 알려진 경제사상사를 시기와 이념에 따른 매트릭스 구조로 나누어 스토리텔링 함으로써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사상의 흐름에 접근할 수 있다.” 

김민주 : 백웅기 총장은 대학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후, 나중에 경제학으로 방향을 틀어 공부하셨습니다. 대학에서 거시경제학과 경제성장론 강의를 해오셨죠. 저와 백웅기님은 학교 때부터 친구였고 지금까지도 긴밀하게 지내고 있어서 이 책 추천사를 쓰기에 매우 적절한 분이라 생각되어 추천을 부탁드렸습니다. 역시 멋진 추천사를 써주셨더군요.


정윤희 : 이렇게 북토크 형식으로 독서당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함께 읽는 북클럽으로 독서당을 운영할 계획인데요.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 북클럽이 만들어지면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민주 : 2년 전에 정윤희 책문화TV에서 20회에 걸쳐 경제학 시리즈 강의를 했었는데, 앞으로 북클럽이 만들어지면 더욱 알차게 진행하겠습니다.


정윤희 : 오늘 김민주 저자님이 쓰신 책 <세계를 이끈 경제사상 강의>를 함께 읽어봤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 읽기를 바라겠습니다.

김민주 : 지금 시청자분들도 이 책을 읽어보시고, 좋다고 판단하시면 주위 지인분들께도 많은 추천 바랍니다.


● 인터뷰는 <정윤희의 책문화TV>에서 영상으로 보실 수 있으며, <출판저널> 통권534호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c) 출판저널.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